8/14/2023

음악, 어디까지 들어봤니? 특이한 음악 장르 12선 소개!


세상에는 다양한 소리가 존재합니다

기분좋게 아침을 깨우는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부터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

선생님 혹은 직장 상사의 듣기 싫은 잔소리, 밤에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고요한 빗소리 등

다양한 소리마다 다양한 개성이 존재하고 우리는 그 수많은 소리 안에 묻혀 살아갑니다


예술종말론이 떠오르면서 이젠 예술과 예술이 아닌것의 경계가 무너지게 되고

더이상 보고 듣기 좋은것만이 예술인것은 아니게되었죠

나에겐 아름다운것이 남에겐 추할수도, 나에겐 추한것이 

남에겐 아름답게 느껴질수도 있으니까요


음악으로만 한정 짓는다 하여도 앞서말한 수많은 소리가 음악이 될수있고

현대의 다양한 시도를 통해 대중들도 그것을 어느 정도는 인식하고 있습니다

연주자가 악기를 들고 연주하는 일반적인 음악부터, 기계음, 자연음, 소음, 심지어는

아무런 소리가 없는 정적까지 음악이 될수있죠


이렇게 주변의 소리들을 조합하여 만드는 음악을 Musique Concrete(구체음악)이라고 하는데

이미 1952년 미국의 음악가 John Cage가 '4분 33초'라는 곡을 내보임으로

완전한 정적이란 실제하지 않으며 무음(無音) 또한 음악의 일부이라는 주장을 내세웠습니다




이처럼 음악의 스펙트럼은 굉장히 넓습니다

그리고 그 광활한 음악의 세계에서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찾기 쉽도록

사람들은 장르(Genre)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했죠


장르는 일종의 형용사와도 같은거라 절대적인 기준이 될수는 없었지만

어느정도 포괄적으로 서로 비슷한 것들을 무리짓고 분류하는데엔 도움이 되었습니다


남들이 '너 어떤 음식 좋아해?' 라고 물어볼 때

'난 길다란 국수에 진한 국물소스가 버무러진 

토마토 혹은 크림맛이 나는 음식이 좋아!' 라고하는것과

'난 스파게티 종류가 좋아!'라고 답하는 것중 어느게 더 쉬울까요

물론 스파게티 중에도 알리오올리오 같이 토마토맛도 크림맛도 아닌 요리가 있고

사람마다 느끼고 생각하는 스파게티의 맛이 다르기 때문에 

아주 명료한 답이 될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서로 어느정도 이해하기에는 이러한 분류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장르는 일종의 이정표같은 역할도 해서 

사람들이 자신 취향에 맞는 대상을 찾는데에도 도움을 줍니다

문화가 발전하고 새로운 길을 발견하면서 앞서간 사람들이 

따라올 사람들을 위해 적어논 이정표같지요

이로인해 사람들은 자신이 살던 장르의 옆동네 장르에도 관심을 가질 수 있고

장르가 커지면 더욱 세분화하여 아이덴티티를 굳힐 수도 있으며

다른 곳의 장르와 결합하여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킬수도 있습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까지의 서론이 조금 길었네요;;

그래서 이번엔 정말 독특하고 재미있는, 특이한 음악 장르 12선을 소개해보고자 합니다

고른 기준은 매우 주관적이지만 최대한 흥미롭고 신기하게 여겨질만한 것들로 모아봤습니다

그럼 지금까지 보지못한 새로운 음악의 세계로 들어가볼까요




1. Gregorian Chant



Kyrie Elesion




Agnus Dei


음악 여행의 첫번째 관람지는 그레고리안 성가(Gregorian Chant)입니다


5~10세기 경 중세 로마 카톨릭 성당에서 쓰이기 시작한 그레고리안 성가는

형식을 갖추기 시작한 가장 오래된 서양 음악으로도 유명합니다


이 시기엔 지금의 현대사회에서 쓰이는 악보의 개념조차 없었기 때문에 

헬라어로 혼, 또는 바람을 의미하는 네우마(Neuma)란 이름의 형식을 사용했는데,

반주도 없이 오직 사람의 목소리로만 부르는 단선율 형식이라 

박자도 화음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토록 단조롭고 제한적인 기법만을 사용하여 음악을 만든 이유는 이때의 음악이 

오락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가사를 중심으로 신을 찬양하기 위한 목적이었기 때문인데, 

그 때문인지 처음에는 심심하게 느껴질지 몰라도 분위기에 빠져들어 계속 듣다 보면

장엄하고 정결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음악 장르입니다



2. Harsh Noise



Merzbow - Woodpecker No.1




Government Alpha (live at 2016 Lausanne Underground Film&Music Festival)


음악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여러 가지 음악적 장르 중에서

가장 시끄러운 장르는 어떤 것일까?’라는 호기심을 가져보셨을 텐데요,

주로 익스트림 메탈쪽 장르를 많이 떠올리시겠지만 제 생각에는 시끄러운 것으로 따지자면

이 하쉬 노이즈를 따라올 장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펑크와 실험주의 전자음악을 기반으로 한 노이즈 음악 중에서도

가장 극을 달리는 장르인 하쉬 노이즈는 Noisecore등의 일반적인(?) 노이즈 음악들이

시끄러운 잡음을 필터링하지 않고 오히려 음악적 요소로 사용한 것에 그친 데에 비해

일부러 듣기 힘든 잡음들을 더욱 듣기 힘든 톤으로 가공하여 들려주는 수준 정도인데요

들으시다 보면 귀가 먹먹해질 수 있으니 청음에 주의 바랍니다ㄷㄷ;;


소음을 샘플링하여 비트를 만들고 하는 그런 것도 아니고

오히려 더욱 날카롭고 찢어지는 소리로 개조하여 틀어대는 

이런 음악이라고 할 수는 있나 싶은 걸 누가 좋아할까 싶겠지만

이쪽 계통의 음악은 듣는 데에만 그치기보다도 직접 현장에 참여하여

연주자의 퍼포먼스를 보고 함께 체험하는 데에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여담으로 국내에도 ‘불길한 저음’이라는 하쉬 노이즈 밴드가 있는데

여성 보컬 분이 목소리만으로 앰프를 고장 낸 전설적인 사례도 존재합니다ㅎㅎㄷ



3, Lowercase



Alva Noto - Spray






이케다 료지 - data.matrix


가장 시끄러운 장르의 음악이 있다면 과연 가장 조용한 장르의 음악도 존재할까요?

제 생각엔 여기 이 로워케이스(Lowercase) 음악이 그에 해당된다고 봅니다


앰비언트 음악의 일종인 로워케이스는 고요하기로 유명한 앰비언트 장르중에서도

극단적인 미니멀리즘을 보여주는 실험주의 전자음악인데요

장르명인 로워케이스의 의미 또한 영어 등에서의 소문자를 뜻할만큼 

이름부터 제값하는 장르입니다


주로 사람이 듣기 힘들만큼 작은 소리를 증폭, 변조하여 작곡을 하는데

긴 러닝타임동안 깨알같이 작은 소리들만 톡톡대는 수준이라 

제대로 집중하고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감상조차 힘든 장르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거 그럼 걍 ASMR(생활소음)아닌가?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조금 다른점은

로워케이스는 필드 레코딩(현장 녹음) 형식이 아니라 가공되는 소리가 많다는 점이죠


더 놀라운 점은 이 로워케이스는 그 뿌리가 위에서 소개한 하쉬 노이즈와 같다는 점인데요

애초에 노이즈(Noise)와 앰비언트(Ambient) 계열의 음악들은 서로 상반되어 보이더라도

같은 주제의 철학을 다루는 점에서 형제 장르라고 할수 있습니다

실제로 서로 이런저런 영향을 많이 주고 받아왔으니 역시 극과 극은 통한다고 볼수 있겠네요



4. Drone



Vomit & Tear - Trilogy




Sunn O))) - Richard


음악 장르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왠 드론 이야기지? 하시는 분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음악 장르 이름이 드론이 맞습니다


애초에 영단어 'drone'의 사전적 의미가 '벌 등이 윙윙대는 소리' 

혹은 '게으르고 지루한' 이란 뜻으로

개인적으로는 양쪽의 의미 둘다가 음악성에 정말 부합해 

참 잘 지은 장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평균적으로 한 곡당 10분이 넘어가는 긴 러닝타임을 가진 드론 음악은

그 긴 시간 내내 웅웅거리는 낮은 저음을 느리고 반복적으로 연주할 뿐인데요

이러다 연주자와 청음자 모두 도중에 잠드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지루함이 느껴져

초심자에겐 버거운 장르일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드론 음악이 매력이 없는 음악이란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지루함 마저 얘술로 승화시킨 아주 매력적인 음악이라고 볼수있죠




이런 류의 음악들은 어떠한 박자/선율의 변칙으로 인한 재미 대신에

묵직한 톤의 분위기 그 자체를 느껴야 제 맛을 알수 있는데요

그림으로 그린 미술 작품으로 예를 들면 

여러가지 색체와 다양한 형태로 그리는 기존 작품보단

장엄한 색체 하나만으로 분위기를 압도하는 마크 로스코의 작품과 비슷하다 볼수 있겠습니다


드론 음악은 그 분위기답게 주로 공허함, 허무주의, 고뇌 등을 표현하며

노이즈/앰비언트 계열의 음악들이나 둠 메탈(Doom Metal) 음악과도 잘 어울립니다



5. Khoomei




The Hu - Yuve Yuve Yu


사람이 한 입으로 두 말하기 없다는데 

과연 한 입으로 두가지 소리를 동시에 내는게 가능할까요?

저같은 음치는 한가지 음도 제대로 내기 힘든데 말입니다;;


놀랍게도 사람은 아주 오랫동안 고된 훈련을 쌓으면 

두 음을 발성하여 화음을 만들수 있다는데요

그러한 방식으로 부르는 창법을 흐미(Khoomei)라고 한답니다


투반 음악으로 더 잘 알려진 흐미는 몽골과 투바 지역 사람들이 계승해온 창법으로

크게 중저음의 Kargyraa, 고음의 휘파람 소리인 Sygyt, 

흉부로 발성하는 khorekteer 등으로 나뉘며

더욱더 숙련된 사람은 3가지 이상의 소리도 한번에 낼수 있다고 하지만

두가지 소리를 동시에 내는것조차 매우 까다로워 

소수의 사람만이 이 창법을 사용할수 있답니다


몽골 지역에선 축제나 각종 중요 행사가 있을때마다 이 창법으로 노래를 부른다는데

토속 애니미즘 신앙의 전통을 잘 나타낸 예시이기도 하여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에도 등록이 됏습니다


사실 음악의 장르라기보다 rap이나 growling같은 창법의 일종이기에

아래 영상인 The Hu의 음악도 장르는 사실 Folk Metal이라고 해야 더 정확하겠지만

흐미를 활용한 몇 안되는 아티스트중 하나이기에 예시로 넣게되었습니다ㅎㅎ



6. Dark Ambient



Amaka Hahina - Meah Metreah




怨(Enemite) - 母源-发-死河(The Head-Stream-River of Death)


고요한 음악이 꼭 평안만을 가져다 줄거라고 생각하시나요?

아쉽지만 이 다크 앰비언트는 그 어떤 소음보다도 더 소름끼치는 체험을 가져다줄 것입니다


이미 톤이 왜곡될대로 왜곡되어 더이상 조용하기만한 음악은 아니게 되어버렸지만

오컬트 공포영화의 한 장면같은 스산한 느낌의 공명음은 공허한 침묵을 연주하고있죠


앰비언트 음악 중에서도 어둡고 침울하기로 유명한 다크 앰비언트는

그 분위기에 걸맞게 블랙 메탈과도 잘 어울리며 

인더스트리얼 계통 음악과도 훌륭한 조화를 이루는데

앞서 소개해드린 드론 앰비언트가 공허, 허무 등을 연주한다면

다크 앰비언트는 어둠, 공포, 원한 등을 연주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장르를 즐기는 사람들은 상당수가 보수적이며 자기철학이 강한 성격을 지녔는데

때문에 다크 앰비언트 아티스트 중엔 배타적 국수주의 성향을 가진 분들이 많이 계십니다;;

그래서 곡의 주제도 토속신앙을 모티브로 한 경우가 종종 있죠 


이렇게 말하니 너무 부정적으로만 느껴질까봐 살짝 조심하게 되는데..

신념이 확고하고 깊게 몰두하는 경향이있어 한가지 대상을 세밀히 연구하는 집중력이 강하고

언제나 진지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이 많다는 정도의 설명일 뿐

모든 리스너/아티스트 분들이 그렇다는것도 아닐 뿐더러 

그런 성향이 나쁜거란건 더더욱 아닙니다


조금 비유하자면 에스프레소맛 쿠키나 스네이프 교수같은 캐릭성이겟네요ㅋ

실제로 다크 앰비언트 곡 중엔 특정 철학이나 

예술가의 삶과 작품, 정신 의학 등을 매우깊게 연구하여

논문과도 같은 가치를 지닌 뛰어난 곡들도 많이 있습니다

이런 종류의 음악을 만들고 경청하는데 노력과 끈기는 당연한걸까요ㅎ



7. Vaporwave



Macintosh Plus - Lisa Frank 420 / 현대의 컴퓨터



Blank Banshee - Ammonia Clouds


버블경제 시절의 안락했던 삶을 회상하는 듯한 레트로 감성은

시티팝(City Pop)과 퓨처 훵크(Future Funk)를 거쳐 베이퍼웨이브에 까지 이르게됩니다


심각한 경제위기를 맞이하기 직전 호화스런 삶을 즐기며 살았던 80년대 일본은

지금 이 순간을 즐기기 위해 연인과 함께 바닷가 도로를 

스쿠터를 타고 달리며 콜라를 마시곤했죠

다만 입에 물고 있던 것이 시티팝에선 콜라, 퓨처 훵크에선 칵테일 이었다면

베이퍼웨이브에 와선 마리화나가 되어버렸습니다;;


트랜스 상태에 접어든듯한 몽환적인 분위기의 톤과 황홀한듯 하면서도 축 늘어지는 멜로디,

예전 그시절의 추억을 떠오르게 만드는 오래된 자료의 샘플링 등으로 구성된 베이퍼웨이브는

정말 마리화나와 같은 환각제 마약과도 비슷하게 느껴지는데요

증기가 일렁이는 듯한 이 베이퍼웨이브는 실제로 대마초 등을 

일종의 밈(meme)으로 쓰기도합니다



파스텔 무지개색 야자나무, 별 의미없는 일본어, 격자무늬 바닥, 물가에 비친 저녁 노을, 

레트로 필터, 펩시 콜라, 게임보이, 컴퓨터 에러 메시지, 로우파이 스켈레톤, 네온 사인, 420, 

그 리 고 글 자 마 다 띄 어 쓰 기 한 a e s t h e t i c 등등의 요소가 

모두 베이퍼웨이브의 밈 요소인데요


멍 머 이 의 모 험

위 링크에 한 국내 아티스트분께서 베이퍼웨이브와 

국내 밈들을 엮어 아주 훌륭한 영상을 만드셨으니

참고하실겸 보시는걸 추천드립니다ㅎㅎ



8. Djent



Meshuggah - Shed






Periphery - Reptile


젠트(Djent)라는 장르명은 본래 밴드 메슈가의 기타리스트가 자신의 기타소리를 묘사할때

'졩~'하는 의성어를 사용한것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젠트의 창시자라고도 할수있는 메슈가를 비롯한 젠트 밴드들은 주로 

일반적인 6현 기타보다 더 낮은 음을 가진 7현 이상의 기타를 쓰는데

이때 낮고 탁한 기타음만 불규칙하게 반복적으로 들리기 때문에 

의성어가 그대로 장르명이 된것이죠


젠트의 뿌리는 매스 락 계열의 프로그레시브 락과 접목해 있지만

초기 정통 젠트 음악들은 멜로디라 할것도 없이 오직 변박하는 박자에만 포커스를 맞추어

기존 프로그레시브 락과 같은 화려한 선율의 기타 솔로는 보기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박자 그 마저도 변박이 심하고 이게 리듬감각이 맞기는 한건가 싶을정도로 난해해

들을수록 위화감이 생기는 경우가 다반시인데

이는 젠트를 연주할때 폴리리듬(poly rhythm)을 주로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폴리리듬을 쉽게 이해하려면 왼손으로는 삼각형, 오른손으로는 사각형을 그리되

양손이 도형 하나를 그리고 시작점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일치하도록 손을 움직여보면 됩니다



움짤을 보시는게 이해가 더 빠르시겠죠?ㅎ;;

위의 것은 5와 6의 폴리리듬인데 하나 혹은 복수의 악기로 점이 각 도형의 꼭짓점에 닿을때

음을 연주하면 숫자 두개의 조합 만으로도 엄청나게 복잡한 박자를 연주가능하게 됩니다


얼핏 들으면 악보를 만들때 난수표를 보고 임의로 비트를 넣었나 싶을 정도로

다음 박자를 예측하기 어렵게 느껴지지만

사실은 정밀한 수학적 사고에 의해 철저히 계산되어 만들어진 리듬인 셈이죠


물론 그렇다 하더라도 인간은 일정한 비트에 훨씬 익숙하기에 실제 연주는 훨씬 어렵습니다..

재밌 는점은보 컬또한 이폴 리리듬안에 서노 래를부르 기때문에

가 사의띄 어쓰기가엉 망이되 어몬데그린현 상이자 주일어 난다 고하네요ㅋ



9. Lolicore



Goreshit - Yamabuki Faggits ^_^ Mix




Odaxelagnia - Stefancore


로리타 콤플렉스(Lolita Complex)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러시아계 미국인 작가인 블라디미르 나보코프(Vladimir Nabokov)의

1955년도 소설 '롤리타'에서 유래된 로리타 콤플렉스(이하 로리콘)란 단어는

자신보다 훨씬 어린 연령의 소녀에게 애정과 성욕등을 느끼는 

소위말해 소아성애자란 의미를 가졌는데

때문에 서브컬쳐계에선 어린 여자아이를 부르는 속어로 

로리(Loli)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설마 이런 주제를 가지고 음악을 만들기도 하는건가?ㄷㄷ; 란 생각을 품으실수도 있겠지만

사실 로리코어는 음악적으론 브릭코어(Breakcore)와 나이트코어(Nightcore)를 합친 장르로

그 이름은 그저 정신없게 방방 뛰어다니는 느낌의 브릭코어와 

하이톤 피치의 나이트코어가 합쳐지니 

마치 어린 소녀(라기보단 잼민...)가 부르는 듯한 느낌을 주어 붙여지게된 것입니다


물론 로리라는 단어가 일본 서브컬쳐계에서 자주 쓰이다보니

애니메이션 샘플링도 자주들어가는데요

때문에 음악적 분위기는 전체적으로 들뜨고 코믹한 부분이 많은 반면

일부러 톤을 조금씩 왜곡시켜 어딘지 모를 위화감과 

불안감을 조성하는 곡들도 심심찮게 있습니다


곡조는 주로 서양의 팝 음악을 변형시켜 따오거나

아티스트가 오리지널로 만들어 쓰기도 하는데

대부분 짧은 리프의 빠른 연속으로 스피드코어(Speedcore)적인 성향도 가지고 있죠


이런 장르명도 있다니 하고 다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는 장르지만

마이너한 일렉트로닉 음악씬에선 이외로 흥행하고있는 장르입니다ㅎㅎ;



10. New Complexity



Brian Ferneyhough -String Quartet No. 2




Michael Finnissy - How Dear To Me


뉴 컴플렉시티는 현대 실험주의 음악 운동중 하나로

복잡한 악보 기술을 요구하며 여러 요소가 복합된 것이 특징인 

무조음악(Atonal Music)의 일종입니다


무조음악이란 말그대로 조성이 없는, 화음을 아예 무시한 새로운 음악적 시도인데요

보통 음악을 작곡할때 가장 메인이 되는 음을 두고 그 위에 화음을 얹어 작곡을 하지요?

예를 들어 다장조인 음악에는 도를 중심으로 화음을 쌓고 

락음악에서는 Em(미)코드를 많이 연주하죠


그러나 뉴 컴플렉시티를 비롯한 무조음악에선 이런 기존의 음악적 요소를 배제하여

도부터 시까지의 12가지 음(반음 포함)들이 모두 균등하게 쓰이도록해

어떤 한가지 음만이 중요하고 나머지는 그를 꾸며주는 식이 아닌

12개의 음들이 모두 중요하다는 사상을 꾸려왔습니다


이를 위해 고안된 작곡법이 바로 오스트리아의 음악가 쇤베르크(Schonberg)의 12음기법으로

12음들을 모두 한번씩, 화음이 느껴지지 않게, 반복됨 없이 나열해 작곡하는 기법입니다



워낙에 까다롭고 수학적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하는 어려운 기법이라

작곡가들은 여기서 하나의 꼼수를 만들어냈는데요

바로 하나의 12음기법 악보를 만들어 거꾸로 뒤집고 또 반대로 뒤집어 주는겁니다ㅋ

그럼 벌써 가짓수가 4배가 되지요

게다가 이를 반음씩 올리면 하나만 만들어도 무려 1x4x12=48개의 음열이 탄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음악적 움직임은 20세기 초 독일에서부터 시작된 표현주의에 뿌리를 두고 있는데

표현주의(Expressionism)란 인상주의(impressionism)에 반항하여 생겨난 예술사상으로

아름답고 심미적인것을 안(im-)으로 '받아들여' 표현하는 인상주의와 대비되게

주관적인 감정과 내면의 것들을 밖(ex-)으로 '내보내어' 표현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사건과 사물이 아닌 주관적 느낌을 표현한것이라 왜곡된 형태의 것들이 많죠


뉴 컴플렉시티에선 이러한 추상적이고 주관적인 음색에 더해

갑작스런 변화, 세밀하게 조절된 톤, 복잡한 리듬, 분리된 음율 등이 추가되어

연주자와 청자 모두를 상당히 고통주는(?) 어렵게 만드는 성격이 있습니다



11. Martial Industrial



祝融 (ZhuRong) - 伐 (Strike)



Pantheon Legio Musica - A Prayer To Mars


마샬 인더스트리얼은 전쟁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장르로

주제에 맞게 근엄하면서도 사기를 돋구는 듯한 느낌이 특징입니다


과거에는 북을 치면서 지휘를 했던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마샬 인더스트리얼에서 역시 큰 북등의 퍼커션이 중요한 포지션을 맡고있으며

주선율은 낮은 톤으로 비교적 단순하게 행군하는 속도에 맞춘듯한 템포로 느리게 연주됩니다


모국의 과거 전적이나 위상 등을 노래하는 만큼

네오포크(Neofolk)와 더불어 다크 앰비언트 보다도 

아티스트중 극우적인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 많기로 유명한데요

한마디로 국뽕이 충만해지는 음악이라 할수 있겠습니다


80년대 후반부터 유행하기 시작해 인더스트리얼 음악 중에서도 상당히 후기멤버에 속하지만

보수적 성향 때문인지 비슷한 시기에 생겨난 다른 인더스트리얼 음악에 반해

실험적인 요소보다는 클래지컬한 요소가 많으며

행진곡과 성격이 비슷하나 분위기는 훨씬 어둡습니다


음악적으로는 다크 앰비언트, 둠메탈 등과도 어울리며

정치적 성격으로는 네오포크, NSBM (National Socialist Black Metal) 등과도 친한 장르입니다



12. Dungeon Synth



Old Sorcery - In a Forest Trapped



Vindkaldr - Gold Reaching Roots


벌써 음악장르여행의 마지막 순서까지 왔네요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장르는 웅장하고 장엄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던전 신스입니다


신스 스트링을 주로 사용해 이름에 신스가 들어가있긴 하지만

신스 팝등의 대중 음악보단 오히려 블랙 메탈에 더욱 가까운 음악입니다

또는 앳머스페릭(atmospheric) 계열 메탈 음악들과 유사하죠


서스테인을 길게 잡은 신스음과 공간감 넘치는 톤은

마치 판타지 세계의 던전을 연상시키는데요

던전 신스라는 이름도 여기서 비롯된 것입니다

주제 또한 판타지와 전설, 신화등을 다루는게 특징이지요


신스 스트링이 애초에 80년대 전자음악에 많이 쓰이긴 했지만

그런 류의 몽환적이면서도 신나는 분위기와는 또 상당히 다른 느낌이라는게 신기하죠

그러면서도 80년대 분위기가 어느정도 살아있어 레트로 게임을 즐기다

던전에 입성하게된 느낌또한 느낄수있는 상당히 향수짙은 장르입니다





이렇게 이번 포스팅에선 조금 생소할수도 있는 12가지 음악 장르들을 소개해봣는데요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고 재미있게 보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세상엔 다양한 색을 가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만큼 

음악에도 여러가지 다양한 색이 존재하는듯 합니다

어떤 장르의 음악들은 설령 누군가에겐 이해하기 힘든 그런 음악이겠지만

모두 다양한 시도와 도전을 거쳐서 생긴 훌륭한 장르라고 저는 생각하네요ㅋ


여러분은 오늘 소개해드린 장르중에서 어떤 장르가 가장 인상 깊으였는지요?ㅎㅎ


혹시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좀 더 나누고 싶으신 분들은 

아래 오픈 카톡방 링크를 하나 걸어드릴테니

들어오셔서 마음껏 수다떨고 노시길 바랍니다ㅎ


음악 던전: 장르불문 음악 잡담방


언제나 관심갖고 들러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드리며 

오늘도 음악과 함께하는 즐거운 삶 되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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